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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모음

봄이 오는 소리

연안 燕安 2011. 3. 16. 18:48

봄이 오는 소리

 

 

 

                                손우석

 

 

 

 

근심이 너무 많았음을

대를 이어 천년을 쌓아온 걱정이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았음을 알게 된 것은

움츠린 진달래 꽃 봉오리 실핏줄에서

누군가가 우는 듯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나서부터입니다

 

 

꽃이 질 것을 염려하면서 제 피를 말리듯

돈이나 목매어 매달려온 탐욕

무엇보다 없이 돌아가신

어머니 영정 앞에서

오늘도 세습된 버릇처럼 생각이 많았습니다

 

 

시간이 필요했으며 사랑과 건강

배부른 게트림의 권태도 있어야했고

볶닥이며 잠들지 못하면서 불면을 걱정하고

바닥에 갈앉아서도

더 빠지지 않기 위해 두 손 모아

시름의 바다 위 부초로 떠돌다

되밀려 오곤 하던 후줄근한 모래 톱

 

 

늘 맑지 않은 핏대가 몰려

지끈대는 머리 속 매양 같기만 한 날

아직 찬바람 스미는 때 묻은 속옷을 뚫고

겨우내 얼었던 마음 균열이

탁탁- 터지는 소리가 들려

돌아다 본 미로 한 켠에

근심의 울타리 넘어

 

 

 

 

아!

개나리 노랗게 피고

봄이 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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