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유명작가가 되는법 본문
유명작가가 되는 법
작가가 되려면 우선 등단을 하는 것이 좋다. 역설적으로 이말은 거추장스레 등단을 하지않고도 작가가 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라는 말이다. 가령 육십대 늦은 나이에 아무런 공식 등단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칼의 노래' 라는 작품을 써서 김훈처럼 그냥 작가가 되어버린 경우도 있으며 기타 90년대에 아버지라는 소설이나 소설 퇴마록등을 써서 바로 유명 작가가 되어버린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등단이라고 하는 것은 세상의 문단이라고 하는 큰바다에 문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등단의 종류에는 몇가지가 있다. 신춘문예등단이 있고 문예지 등단이 있으며 작품집 발간으로 등단이 되는 경우도 있고 무크지(부정기 간행물)에 작품을 발표하여 작가로서 인정받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앞에 말한 정식 등단의 절차를 밟지않고 백일장이나 문학상 같은 것을 받거나 문예지가 아닌 문학지(동인지)에 다년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여 자연스레 작가로서 입지를 굳히는 경우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하지만 외국은 등단같은 제도가 전혀 없고 우리나라에만 이런 쓰잘데기 없는 등단 절차가 있다. 왜? 작가 아닌 사람에게 가오(?) 잡기위해서.......
과거 우리나라의 창조나 폐허같은 동인지가 우리문학의 산실같은 경우를 해온 경우를 보라.
따라서 등단이란 별게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문학의 백가쟁명시대입니다.
등단이라고 하는 것은 문단이라는 제도권에 진입하는 일종의 절차입니다. 학교로 말하면 학력을 취득하거나 학위를 얻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따라서 등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품입니다. 등단이후의 작품활동과 작품성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얘기입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우선 작품을 잘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문학만 가지고 밥먹고 산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그러니 행여 여기 작가지망생 가운데 직업으로 문학을 하겠다고 나서는 분들이 있다면 좀 속된 말로 일찌감치 보따리 싸십시오.
아주 돈많은 사람들은 문학을 해도 됩니다. 왜냐하면 문학으로 돈을 벌지는 못해도 돈으로 문학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돈으로 문학상도 마음대로 탈 수 있고 작품집도 낼 수 있으며 기자들을 자기사람으로 삼아 언론플레이 할 수 있으며 홍보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 금방 유명작가가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물론 베스트셀러 가운데는 훌륭한 소설도 있지만 아주 엉터리도 많습니다.
하여튼 그들도 계속 책만 팔아서는 먹고는 못사는 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문학이 당면한 문제입니다. 여기에는 영상매체의 범람도 한 몫하고 있지요.
(글쎄, 작가가 잘살고 못살고의 문제에 영상매체를 슬쩍 끼워넣는 발상은 조금 황당하기까지 하다. 미안하지만 그건 원고료의 문제와 연관지을 문제다, 성석제는 한 강연회에서 수줍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작가가 좀 더 잘살기 위해서라도 원고료가 좀 더 오르길 바랍니다.'
위의 글처럼 따진다면, 복합적인 문제들도 있겠지만, 언론플레이 한 작가들은 잘먹고 잘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과연 그런가?)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 소설가 협회(한국문인협회와 한국작가회의 회원과 비가입 회원 모두 합하여), 소설가의 수는 대략 1천여명 전후인데 이 가운데 순수 소설만 써서 제대로 밥먹고 사는 작가는 겨우 열손가락 이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문학장르중 소설만이 아주 미약하게 상업적 경쟁력이 있다고 사료되기에) 그러니 특히 소설을 써서 밥벌이 하겠다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 빨리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미안하지만 소설은 결국 달리기다. 1등이 중요하다. 경쟁사회에서 1등이 더 많은 이득을 보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 많은 상을 타고, 더 많은 책을 팔면 그게 대단한 거다. 소설가 박모 작가는 강해지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계속 쓰겠다, 고 했다. 차라리 현실은 이러하지만 글을 계속 쓸 자신이 있느냐고 묻는게 낫지 않을까. 어차피 그 결정은 개인이 내릴 문제니까.
이 시대 최고의 로맨티스트이자, 풍류를 아는 우리 동네 보완관(한마디로 백수)인 나의 아버지께서는 이리 말씀하셨다. '남이 삶을 대신 살아주지도 않고 책임져 주지도 않는다. 그러니 너의 삶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놈과는 가까이 지내지 마라. 그 놈은 언젠가 네가 그 사람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널 욕할 사람이다.' 덧붙여 '진심어린 충고와 버릇처럼 떠들어대는 힐난을 구분하라'고 하셨다.
환상을 깨고 안 깨고는 본인 몫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면서 떠들어대는 꼴이 미래의 경쟁자 하나 줄여 보겠다는 심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혹은 난 다 이겨낸 사람이야 하고 가오 잡는 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재 문학인들은 강좌를 통해서 먹고사는 경우가 대세입니다. 이점에서 문협이나 작가회의등 그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문학이 이제는 생계를 책임져주는 직업이라기보다 취미로 많이 즐기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그러한 수요를 전혀 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이기에 그럴 것입니다. 앞으로 세계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으로 빠르게 나아갈 것입니다.
이상으로 이 글이 글을 쓰는 여러분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소설가 김아무개씨는 자신의 글에서 이제 단편 소설은 취향화될 것이고, 더 많은 아이디어와 독특한 서술로 승부를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장편으로 넘어가 탈정형화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장르를 넘나들며 써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말이었다. 이러한 분석이라면 모를까, 작가는 이제 강좌나 해먹으면서 살아야 한다, 라니. 이 뭔 개풀 뜯어 먹는 소리냔 말이다. 결국 작가란 이따위 직업이니 하지 말아라, 는 소린가? 나는 그럼 여기서 궁금해진다. 얼마나 잘난 소설을 쓰신 소설가 양반이기에 이런 소리를 마음대로 해대는지 알고 싶다. 작가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계시기에 이런 소릴 하시는 분인지 궁금하다. 어떤 소설에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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