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황혼의 연몰기 - 2019. 7. 15 본문

궁도(국궁)

황혼의 연몰기 - 2019. 7. 15

연안 燕安 2019. 7. 14. 15:40

          궁력 증대를 위해 연이어 화살 15발을  발사 후, 편사를 시작, 신중을 기하다 보니, 모두 과녘을 넘었다.

          씁슬한 마음에 집궁 30년인 나에게 한참 아래인 후배가 쓴소리를 한마디 던진다.

          "그렇게 빨리 쏘니까 그렇지. 그렇게 쏘면 망치지요"

          사람은 멀리 지내야 한다. 조그만 거리가 줄어들면, 선을 넘는다. 인품이 낮은 사람을 만나는 날은 운이 없는 날.

          울컼 치미는 분노를 누르며 온몸으로 정신 집중,  다시 편사에 참여, 필사적으로 신중하게 화살을 쏘아 보낸다. 5시 5중!

          "활은 겸손하게 쏘아야 한다. 구사가 신사에게 꾸지람을 들었더니, 몰기가 나오네. 허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아름다운 성과로 승화시킨 정신수양을 이룩한 날이다.

          이후, 두 사람이 다시 편사를 했는데 함께 몰기를, 연이어 5시5중을 했다. 올해 6번째 몰기! 7번째 몰기!

          타오르는 분노를 궁도 30년의 2번째 연몰기로 승화 시킨,

          정신적인 성취를 얻은, 충만감이 넘친,  아름다운 여름날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