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문예지 계간 시와 문화 본문
"우리들은 특정한 문학적 견해나 특정한 파벌을 만들지 않으며, 역량 있는 모든 시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자 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오염된 자본과 결탁된 이미지 소비, 상품에 종속된 삶이 넓게 펼쳐지면서 인간다운 삶의 가치는 여지없이 훼손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엇보다도 소외된 삶을 포용해 대동세상을 만들어 가는 공동체 정신의 회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본다" - <시와문화> '창간사' 몇 토막
지난 2006년 가을, 1980년대 우리 문단의 일선에 서서 시를 무기로 삼아 군사독재정권과 정면으로 맞닥뜨리던 80년대 시인들이 <우리시대의 시인들>이란 이름을 내걸고 시낭송회를 몇 차례 여는가 싶더니, 급기야 그들 중 몇 명이 모여 계간 시전문지 <시와문화>(시와문화사)를 창간했다. 발행인 겸 편집인은 김명환(문학평론가), 편집위원은 김창규(시인), 김기중(문학평론가).
계간 시전문지 <시와문화> 편집주간 박몽구(51) 시인은 "요즈음 우리 문단과 문예지가 지나친 섹트주의와 정실주의, 파벌주의로 똘똘 뭉쳐져 있어 그곳에 속하지 않은 시인들은 시를 발표할 뜰이 없다"며 "문단의 이러한 고질적인 병폐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평등과 소통의 문학'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시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전문지를 창간하게 되었다"고 23일(금) 밝혔다.
'2007년 봄호'를 통권 제1권 제1호로 창간된 <시와문화> 창간사에 따르면 지금 한국 시단은 포스트모더니즘 조류의 급속한 확산과 더불어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다. 더불어 시인 자신도 모르는 극도의 개인주의적인 시들이 판을 치고 있으며, 좋은 시에 대한 판단기준 또한 애매할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시 정신의 추구는 찾아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들은 그 무엇보다도 국적 있는 시, 독자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정신적인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좋은 시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울러 지금은 지구촌 시대에 발맞추어 한국시의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계시의 동향을 살피고, 외국 시인들의 시세계를 탐구하여 우리 시의 체질을 튼튼히 함과 동시에 국제적인 감각도 키워내야 한다는 것.
<시와문화> 편집위원 김창규(시낭독모임 '우리시대의 시인들' 대표) 시인은 "앞으로 우리 시는 제 홀로 촛불을 들고 어둔 광야에 서서 핏대를 올리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 우리 시인들은 지구촌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함께 끌어안고 숨쉬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새롭게 일어나는 시의 경향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이번에 창간된 <시와문화>는 창간사 '소통의 시학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창간 특집으로 '한국시, 상생의 시학을 찾아'란 제목 아래 박몽구 시인의 '독점과 소외를 넘어 상생의 세계로', 김기중(문학평론가, 순천향대) 교수의 '새로운 시대의 시를 위하여-디지털리즘의 환상과 우울을 넘어서'가 때 묻은 한국 시단을 향해 날리는 세탁비누처럼 실려 있다.
그밖에 서평으로 이숭원의 마음의 빈 터에 수몰된 사랑-황학주', 전무용의 '판소리 사설 같은 시, 햇살 한 줌 같은 시-유용주'도 읽을거리이며, 박민규의 시에세이 '과거가 아름다운 것은 현재가 있기 때문이다'와 세계의 문제시인 '실비아 플라스, 불꽃 같이 짧게 살다간 천재시인의 매혹' 등도 색다른 글맛을 북돋운다.
|
'문예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3 문예연감 - 2012 문학잡지 수록작품 / 시 (0) | 2013.11.07 |
---|---|
2013년 문예연감 문학잡지 작품 발표 현황 (0) | 2013.11.01 |
[스크랩] 계간 『시에』 2013년 가을호(통권 31호) 표지 및 목차 (0) | 2013.08.16 |
문예지 등급 종합(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2년 문예연감 수록 문예지 및 등급) (0) | 2013.01.19 |
[스크랩] 교보문고(종로)의 베스트 문예지 가운데 <서정문학>지가 진열돼 있습니다 (0) | 2013.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