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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활동

단순한 삶을 위해

연안 燕安 2013. 6. 7. 11:15

단순한 삶을 위하여 

 

 

무더운 여름날이다.

오랜 기간 동안 망설이다가 결심했다.

노년에 세상을 관조하며

개울에 흐르는 물처럼 소리 내며 흐르고 싶어

문학에 발걸음을 딛었는데,

일생 동안 보편타당성만을 추구해 왔던

나에게 주관이 강한 문인들의 세계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자연과학은 모든 것이 냉정한 이성적 인식의 기반에서 다루어진다.

사고는 논리적이고 질서 정연하다. 옳은 것은 옳고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옳고 그름이 분명하지 않은 것은 학문이 아니다. 예술일 뿐이다.

예술의 세계엔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없고 절대적으로 틀린 것도 없다.

모든 것이 빵점과 백 점 사이에 분포되어 있다.

가치의 부여가 모호한 예술은 영리를 추구하는 데에는 비효율적이다.

그런 면에 예술의 아름다움이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양지와 음지, 밝음과 어둠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움과 추함도 같이 상존한다.

그러나 예술의 세계에선 옳고 그름이 분명하지 않아

객관성이 없는 말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

또한, 평가나 가치 부여도 제멋대로 할 수 있다.

인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설치고 다닐 수 있는 곳이다.

그리하여 평범하고 순진한 눈을 기만하는 예술작품이 유행한다.

단기간 내에 수준을 인정 받고 싶은 마음이 급급하여

대중이 쉽게 파악하여 평가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난해한 작품을 내어 놓는다.

이 세상은 넓고 넓다. 무수한 사람이 매우 다양한 삶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이라는 매우 작은 나라에서 좁쌀만 한 한 분야에서 티끌 같은 글 몇 편 게재하고

제왕이나 된 듯이 착각 속에 빠지는 것은 진정한 문인의 길이 아니다.

또한, 국문과나 문예창작과 교수가 되면,

문예지나 문학회를 구멍가게처럼 차려 놓고 골목대장 노릇을 하며

조그만한 우물 속 세계에서 권력과 영광을 누리려고 한다.

영리를 추구하는 세계는 계급화, 서열화, 등급화가 되어 있다.

직업작가를 양성하는 프로들에 의해 문학도 등급화가 되었다.

결국 등단도 신춘문예나 문예지의 등급화에 따라 일류, 이류, 삼류로 나뉘어 있다.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등단이란 개념, 이제는 더욱더 세속화되었다.

이제 문인들은 숱한 문학상이란 계급장을 만들어 놓고 서로 주고받으며,

계급을 달고 다니는 무인이 되었다.

정답이 없는 예술의 세계가 계급화 된다는 것은 끝없는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는 것이다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잘 모르겠다. 답은 개개인 각자의 목이다.

진정한 예술의 세계를 가려는 사람들은 골치가 아파 어지러운 속세에서 발을 빼려고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문학의 세계는 점점 쪼그라들 것이다.

이제 문인들의 감정적이고 소아적인 편견과 판단을 겪으면서

내 마음 속 힘들게 피어난 꽃 한 송이 시들까 두려워

꿈속에서 첫 걸음을 내딛은 서정문학과

문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 속에서 몸을 담은 문학광장의 탈퇴를 결심했다.

그렇지만 짧은 기간이지만 그 동안 겪었던 일과 느낌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

 

 

이제

산에서 들에서 강에서 숲에서

모든 땅 위에서

온몸으로 글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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