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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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둘레길 코스

연안 燕安 2020. 7. 14. 10:03

한라산 둘레길/김연안

 

푸른 향기 종처럼 울리는 숲속에서 

사박거리는 발걸음으로

아득한 옛 시간 겹겹이 쌓인

오솔길의 호스럼을 즐겨봐

가슴이 메마른 하늘바라기가 되어버린 날

가마솥처럼 끓어올라 답답한 날

파랑새를 찾아

짙푸른 그늘 드리워진 길을

저벅저벅 걸어봐

무거운 등산 배낭 하나 짊어지고

흥건히 젖어 걷는

울퉁불퉁한 돌길이면 더 좋으리

천아숲길과 동백길을 걸어보면

고달픈 삶이 왜 필요한지

조금은 알 것 같네.

 

-- 시와사람 94호(2019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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