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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은 인생길

연안 燕安 2015. 6. 24. 20:49

산행길은 인생길

 

 

1. 산에 오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자기 몫의 산행은 자기가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기 몫을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혼자 걸어가야하는 고독한 길이다.
천리 길이 한 걸음에서 시작되듯 만리 길도 한 발
한 발 걷는 결과일뿐이므로 인생 길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2. 산을타는 프로는 장비(tool)가많고 인생의 프로에게는지혜가 많다.
간단한 일상사에야 달리 지혜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나
인생의 중요한 고비에서는 지혜로 무장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3. 산에 오르기는 힘들고 산을 내려가기는 어렵다.
산에서 몸을 다치는 일은 대부분 내리막 길에서다.
오를 때는 힘만 뒷받침 되면 충분하지만 내리막에서는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
거기에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주역 64괘 중 첫번째인 건(乾)괘에 항룡유회(亢龍有悔) 라는 대목이 나온다.
뜻을 이룬 자가 절정에 올랐을 때 더욱 삼가고 조심하라는 가르침이다. 

4. 힘든 산길에서는 기도문을 암송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그것도 아니면 숫자를 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표를 작게 세우면 그만큼 달성하기가 쉽기때문이다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밭을 매거나 길쌈을 할 때 노래를 부르곤 했다. 

 

5. 산에서는 자기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자기 스타일로 자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험한 산길도 끝까지 갈 수 있다.
인생살이에서 자기 페이스를 지키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는 일이 중요한 까닭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6. 산길이 힘들어 보여 빙 돌아서 간다면 그 길은 쉬울까?
 힘들어 보이는 길일지라도 정면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부상이 두려워 스케이트를 배우지 않았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7. 산에도 지름길은 있다. 그러나 산행에 왕도는 없다.
인생에도 지름길은 있다. 그러나 인생에도 왕도는 없다.
타고난 성품, 투입한 노력, 길러진 실력만이 성공의 비결이기 때문이다. 

 

8. 산길은 올라 갈수록 어렵다.
체력은 떨어지고 바람의 저항은 거세지고, 경사는 급해지며,
마실 물은 줄어들고, 산소는 부족해진다.
모든 어려움이 함께 머무는 곳 그곳이 바로 정상이다.
그런 점에서 인생과 산행은 정말 비슷한 게 많다.
인생에서도 무엇인가를 이루기 직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말 어렵고 힘든 지경을 만나면 그 것이
인생의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 

 

9. 지혜로운 사람은 미리부터 산행을 대비한다.
산에 오를 체력, 가는 곳에 대한 정보, 산행에 필요한 물자,
산행의 조력자, 함께할 동반자를 미리 준비한다.
지혜 없는 자는 무모하게 산을 오른다. 아무 준비도 없이, 무턱대고 오른다.
한 평생을 사는 인생 길에 계획과 준비가 필요함은 재론할 여지가 없으리라. 

 

10. 여럿이 가는 산행에서 모두가 끝까지 가기란 쉽지 않다.
중간에 사고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중도에 포기하여 탈락하는
사람도 있고, 가기로 약속했다가 애초에 불참한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11. 산행은 계산대로 되지 않는다.
인생이 계산대로 되지 않듯이 맘먹은 대로 다 된다면
그것은 또 무슨 재미이겠는가. 계산과는 달리
의외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세상살이요 산행이기도 하다. 

 

12. 짐이란 많든 적든 역시 짐이다. 짊어진사람에게는 버거운 존재다.
능력 있는 사람에게나 능력 없는 사람에게나 인생길이 비슷하게 어렵듯이.
그러므로 내 짐만 유독 무겁다는 생각을 버릴 수만 있다면
인생 길의 불행을 꽤 많이 덜 수 있을 것이다.
 베토벤은 “불행이란 이상스러운 것이라서
 사람들이 그것을 이야기할수록 불행은 점점 커진다.” 

 

13. 산행은 앞서거니 뒷서거니의 연속이다.
출발 시점이 비슷한 사람끼리는 산에서 앞서거니와 뒷서거니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산을 내려오는 것은 거의가 비슷한 시각의 일이다.
세상을 떠날 때 보면 생전의 앞섬과 뒷섬의 선후는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알게 된다. 

 

14. 산행에서 난이도의 총화는 같다
처음이 어려우면 나중이 쉽고 나중이 어려운 길은
이미 초반을 어렵게 보냈다는 증거가 된다. 

 

15. 물리학에서 말하는 일의 원리(w=f.s)야 말로
산길에서 새삼 빛을 발하는 법칙이다.
힘을 덜게 하기위해서는 걸음을 더많이 옮겨야 하고 시간은 더 걸리게 된다
세상살이에서도 어려운 길을 피하다 보면 결국 정상에 오르기까지
더 많은 걸음을 걸어야만 한다. 

 

16. 산길을 가다가 어떤 지점에 앉아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면 도무지 아득하기만 하다.
인생길은 자주 산길에 비유된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본 인생길은 얼마나 아득한 것이던가. 

 

17. 이 고생 다하면서 내가 왜 산에 왔나?
고통의 순간에는 누구나 주저앉고 싶다.
가장 힘든 순간을 데드 포인트(dead point)라 이름 할 수 있는데,
이 데드 포인트를 이기고 나면 사람들은 그 고통의
순간을 기억 저편으로 묻어둔 채 발길을 재촉한다. 

 

18. 가는 길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산행에는 큰 차이가 있다.
길을 아는 사람은 페이스 조절이 가능하기에 덜 지친다.
처음 가는 산행에는 경험 많은 안내자가 소중하다. 
인생의 길을 아는 사람의 지식을 가리켜 선지식(善知識)이라고 불렀으리라. 

 

19. 앞길이란 항상 기대와 함께 두려움의 대상이다.
산길에서 넘어야 할 어려운 재 하나를 앞에 두고 걱정 근심이 없을 수 없다.
뚜벅뚜벅 산길을 오르는 것 외에 달리 무슨 묘안이 있겠는가? 

 

20. 산길의 고비에는 학점이 매겨져 있다.
고비 때마다 1 학점을 따게 된다.
어려운 코스에는 한꺼번에 여러 학점이 주어 지기도 한다.
인생의 도에 이르는 일도 결국은 학점 따는 공부의 연속이 아니겠는가?
인생은 공부의 연속이라고. 이 말도 어쩌면 산길을 오가며
얻어진 깨달음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21. 산에도 길이 있다.
먼 곳에서 보면 그게 그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산에도 길이 있다어떤 산을 몇 번이나 오르면 길눈이 트일까?
인생을 몇 년이나 살면 삶의 길눈이 트일까? 

 

22. 산에는 왜 가는가?
서양인들은 대체로 도전과 정복의 개념으로 산을 대한다.
동양의 정서로는 구도와 수양의 개념으로  이해한다.
산은 정복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산은 자연일 뿐이다. 

 

23. 산에 오르려면 허리를 굽히지 않을 수 없다.
높은 곳에 오른 사람들은 이렇듯 산 입구에서부터
몸을 자주 굽혔던 사람들이다 

 

24. 산을 오르는 사람과 산을 내려가는 사람이 서로 마주칠 때
우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실감하게 된다.
내려가는이들은 대체로 여유가 있고 오르는 이들은 숨이차서 헐떡거린다.
남의 입장을 생각하는 훈련장으로 산행 이상 좋은 도장이 없다. 

 

25. 호젓한 산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누구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수고 하십니다. 안녕하세요. 좋은 산행 되십시오. 26. 산에서 지키는 도덕심과 예절이라면,
산에서 느끼는 생명에의 외경심이라면, 산에서 느끼는 만큼만 사람의 귀함을 실생활에서 적용한다면세상의 모습이  얼마나 좋을까. 

 

27. 산에 오를 때의 짐과 내려올 때의 짐은 무게에서 큰 차이가난다.
오를 때는 비상시를 대비하나 내려올 때는 평상시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28. 산에 가면 모두가 무등(無等)이 된다.
무등은 평등과는 다르다. 평등이나 동등은 등위가 존재함을 전제로
모두가 똑 같은 등위라고 주장하는 반면, 무등은 처음부터 등위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산에 가면 등위가 없고 산만 있을 뿐이다. 

 

29. 산행에서 최대의 적은 험난한 절벽도,
높은 봉우리도, 깊은 계곡, 사나운 맹수도 아니다.가장 무서운 적은 허기와 한기다. 인생의 최대의 적은 무엇일까. 역시 허기와 한기가 아닐까. 

 

30. 산길에서 다리를 다치거나 발바닥이 아프거나
몸의 일부 라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닐 때 그 고통은 예삿일이 아니다.
인생길에서 병을 얻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31. 우리 몸은 7할이 물이다.
어떤 의미에서 사람은 걸어 다니는 물통과 다를 바 없다.
수분이 부족하여 탈수증이 생기면 생명은 위험한 지경에 이른다. 

 

32. 산은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다
환경이 변하기 때문이다. 환경변화에 따라 인간도 옷을 갈아입는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퇴보와 몰락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모든 문명의 영고성쇠를 응전과 도전의 관계로 풀이한 역사학자 토인비는 그래서 산길에서 자주 생각하게 되는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33. 잘못된 지도 때문에 산길을 헤맨 적이 있는가?
잘못된 이정표 때문에 고생해본 적이 있는가?
잘못된 정보는 산행을 훨씬 힘들게 만들고 심한 경우 산행을 아예 망치게도 한다.우리가 가진 인생길의 지도나 이정표에는 이상이 없는가?
정말 인생의 도움이 되는 안내자를 가지고 있는가? 

 

34. 인생에는 리허설이 없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일을 리허설도없이 곧바로 실행에 옮기면서 살아간다.
아내노릇, 남편노릇, 사업이든, 장 일이든, 모든 일상생활에 리허설이 없다.
한 번만 기회를 준다면 이번에는 잘 할 것만 같은데
리허설이 없는 인생이기에 두 번째 기회는  돌아오지 않는다.
두 번째일지라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