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망
먼지와 소음이 뒤엉킨 땅
뚜벅뚜벅 비탈길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
바닥의 진동에만 쫑긋거리는 귀
갑갑한 생존의 울타리를 벗어나
정적이 얼어붙은 벌판에서
외롭게 늙은 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달린다
귓바퀴를 가르는 바람
명암 흐릿하게 엇갈리는 눈앞
잘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낯선 곳일지라도 잿빛 머릿속을 뻥 뚫는,
잡풀이 상여의 꽃처럼 웃고 있는
들판의 내음을 어떻게 잊을 수 있으리
한생을 얽어맨 삶의 굴레를 벗어나
순간이지만, 야성의 눈빛으로
가쁜 숨을 토하며 헐떡거리고 싶었으리
동물 보호소 한 모퉁이
낮고 비좁은 철창 안
꾀죄한 몰골로 엎드린
늙은 개가
깔린 신문지를 발로 찢고 있다.
-- 시에 55(2019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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